고유가 시대에 주유소 사장님은 이만큼 법니다

요즘 환율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국내외적인 요인으로 인해 국내 기름값이 폭발적으로 상승했는데요. 천정부지로 치솟은 기름값을 잡기 위해 정부가 지난해 11월부터 유류세 인하를 이어오고 있지만 아직까지 크게 실감하지는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최근에는 정유사들의 기름값 담합에 대한 의혹까지 나오고 있는데요. 요즘 주유소의 순이익은 어느 정도일까요?

출처 : Youtube ‘뉴스TVCHOSUN’

최근 한 시민단체가 유류세 인하 전후 휘발유값 인상을 조사 결과를 발표했는데요. 유류세 인하분을 빼고 국제유가는 평균 리터당 173원이 올랐는데 주유소는 평균 294원을 올렸습니다. 121원쯤 더 높인 것인데요. 실제로 정유사들은 올해 1분기 과거보다 2~3배 넘는 이익을 챙겼습니다.

출처 : Youtube ‘뉴스TVCHOSUN’

이런 지적이 나오자 정부는 정유사 담합 등의 불공정 행위 여부를 점검하고 주유업계에 대한 현장점검도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초과 이익에 대해 ‘횡재세’를 부과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중인데요. 오늘부터 37%로 확대된 유류세 인하분도 즉각 반영해 공급하도록 지시했습니다.

정유사들 역시 억울한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올해 1분기 수익률이 좋지만, 매출 중 국내 비중은 낮은 편입니다. 특히 주유소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더 낮습니다. GS칼텍스 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11조원의 매출 중 내수 정유 사업 비중은 1조원에 불과하며, 이중 주유소 사업은 매출은 크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수익을 내고 있는 정유사와는 달리 주유소를 운영하는 사장님들은 큰 고통을 겪고 있는 상황입니다. 포항에서 주유소를 운영하는 A 씨는 한 매체를 통해 “목돈 주고 기름 구입해 푼돈 받고 팔고 있어 남는게 없다”라며 “폐업하고 싶은 심정이다“라고 밝혔습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실제로 2011년~2019년 주유소 업종 평균 영업이익률은 1.8~2.5%에 불과합니다. 도·소매업의 절반 수준입니다. 최근에는 가격경쟁이 심해지고 원가가 오르면서 영업이익률은 1% 정도라고 합니다. 경기도 이천에서 주유소를 운영하는 B씨는 “리터당 2000원에 팔아도 20원도 안남아서 셀프주유소로 전환을 고려중이다.”고 밝혔습니다.

기름값 상승 이후 주유소를 방문하는 소비자의 수도 급격히 감소했습니다. 전라북도의 경우 지난해 12월 휘발유 소비량은 31.5만 리터 였습니다. 그러나 3개월 만에 휘발유 소비량은 23.7만 리터로 감소했습니다.
 

서울 중구에서 주유소를 운영하는 C씨는 “지난 3월부터 경유, 휘발유 가릴 것 없이 가격이 10% 이상 올랐다”며 ” 원가가 오르다 보니 이익도 10% 이상 감소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원가 대비 이익도 줄고 있는 상황인데 고객의 방문도 함께 줄어 이중고인 상황이다”라고 했습니다.

유가가 오르니 가격에 민감해진 소비자들은 더욱 싼 주유소를 찾게 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주유소 간 가격 경쟁은 더욱 심화되고 있는데요. 알뜰주유소의 경우 농협과 석유공사가 대량으로 유류를 싸게 구매해 일반 주유소보다 저렴하게 공급하다보니 저렴한 가격 덕분에 매출 유지는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반면, 일반주유소의 경우 적자를 피하지 못하는 곳도 많아 한숨만 깊어지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실제로 주유소 숫자도 감소하고 있습니다. 5월 한달 사이 셀프 주유소를 제외하고 12곳의 주유소가 줄었습니다. 2012년 5월 1만 2883개와 비교하면 2000곳 이상 감소했습니다. 사실상 업계 사정상 폐업 속도가 더디어 이 정도라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주유소 사업은 마음대로 폐업하기도 어렵기 때문입니다. 주유소의 경우 폐업시 드는 비용이 적게는 1억원, 많게는 5억원까지 발생합니다. 토양오염 조사를 받고 시설물 철거와 정화 등의 조치를 취해야하기 때문인데요. 이로 인해 폐업도 못하고 수년째 방치 중인 주유소도 상당히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나마 서울에서는 부동산 가치가 있어 폐업이라도 하지만, 지방의 경우 방치된 주유소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고유가 시대에 주유소 사장님 역시 심화되는 가격 경쟁과 소비 감소로 더 고통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여기에 전기차 유행까지 더해 주유소 사장님들의 한숨은 더 깊어지고 있는데요. 정부에서 대응책을 잘 내놓아서 소비자들과 주유소 사장님 모두 하루 빨리 경제적 부담이 줄어들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