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남성이 알몸으로 배추를 절여서 화제가 된 ‘알몸 김치’ 기억나시나요? 수 많은 사람들을 경악하게 했는데요. 그러나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중국산 김치는 더욱 늘어나고 있습니다. 도대체 왜 그런것일까요?
지난해 중국의 김치 공장에서 김치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담긴 영상이 퍼지며 논란이 됐습니다. 영상에서는 누런 물이 가득 담긴 커다란 구덩이에 배추가 가득 담겨 있었습니다. 여기서 윗옷을 벗은 남성이 물에 들어가 움직이며 배추를 마구 휘저었습니다. 소금에 절인 배추를 녹슨 굴착기로 옮기는 모습도 포착됐는데요.
영상을 본 소비자들은 큰 충격에 빠졌습니다. 수입 김치의 99.9%가 중국산 김치이며, 이 영상이 공개된 전년도에 이미 28만 톤의 중국산 김치가 수입됐기 때문입니다. 특히 외식업체에서는 중국산 김치가 상당히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소비자 우려가 커지자 식약처가 나섰는데요. 해당 영상은 과거에 촬영된 것이고, 영상 속 김치는 한국에 수입되는 김치가 절대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권오상 식약처 수입식품정책국장은 “수입 통관 단계에서 현장 및 정밀 검사를 실시해 비위생적으로 절인 배추로 제조한 김치가 수입될 가능성은 낮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해당 영상은 2020년 6월 중국 커뮤니티에 올라온 영상이며 현재는 삭제됐고 다른 영상도 2018년 3월에 유포된 것이다”며 “중국 정부도 이런 절임 방식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2018년도부터 전면 금지해 관리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식약처의 발 빠른 대응에도 소비자 우려는 잦아들지 못했는데요. 이 영상이 퍼진 이후로 김치의 원산지를 확인하는 사람이 증가했습니다. 이로 인해 김치 원산지가 중국인 식당에 손님들이 항의를 하거나 손님이 줄어들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중국산 김치를 외면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김치 수입량은 크게 줄어들었습니다. 작년 총 김치 수입량은 24만607t으로 2020년 28만1187t보다 4만t 넘게 줄었습니다.
2020년에도 코로나19로 인해 외식 수요가 줄어들면서 2019년 30만6050t과 비교하면 이미 수입량이 감소한 상태였는데요. 그에 비해서도 크게 줄어든 셈입니다.
소비자 인식으로 인해 중국산 김치에서 국산 김치로 변경하는 외식업계도 증가했습니다. 그러나 국산 김치와 중국산 김치는 2~3배 가까이 차이가 나 자영업자들은 고심에 빠지기도 했습니다.
‘알몸 김치’ 파동 이후 1년이 지난 최근 급격한 속도로 다시 수입 김치의 양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6월 관세청 수출입 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 5월 김치 수입량은 2만4845t으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17.4% 증가했습니다. 동월 기준으로는 2007년 이후 역대 가장 많은 양입니다.
관련업계는 이에 대한 이유로 식료품 물가가 크게 올라 원재료 부담이 높아진 자영업자들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수입 김치를 선호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고 있습니다. 현재 음식점에 들어가는 국내산 김치(10kg) 가격은 3만원이지만 중국산 김치(10kg)는 1만1000~1만5000원으로 2~3배 차이가 납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지난 1일 10kg 배추의 도매가는 12,600원으로 전년에 비해 6,648원 올랐습니다. 거의 2배가 된 셈입니다. 폭염에 이른 장마까지 덮치면서 각종 채솟값이 무섭게 뛰어 국산 김치 가격은 앞으로도 오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인건비와 기름값 등 생산비가 오르고, 국내에서 배추 재배 면적 자체가 감소하면서 올해 가을배추 재배량도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한편 정서적 거부감이 큰 중국산 김치의 수입량이 늘어났다는 것을 두고 이것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주장하는 전문가도 있습니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올해 1994년 8월 이후 28년만에 첫 대중 무역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김치뿐 아니라 석유화학 등 중국산 수입은 크게 늘어난 반면 우리 기업의 중국 수출은 줄어든 것입니다.
고물가로 인해 국내 수출입 시장이 많은 변화를 겪고 있습니다. 이제는 우리나라 고유의 음식마저 위협을 받고 있는 상황인데요. 전문가들이 앞으로도 저렴한 중국산 김치가 증가될 것으로 보고 있는 가운데 한국 김치 산업이 잘 살아남을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