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을 오래 해본 사람이라면 한 번쯤 과태료를 물어본 경험이 있으실텐데요. 대부분의 경우 순간의 실수와 미숙함으로 과태료를 물게 되고, 액수가 크지 않더라도 과태료를 내는 순간 씁쓸한 기분을 느끼는 경우가 많죠. 그렇지만 교통 법규를 어긴 대가이기 때문에 당연하게 과태료를 냅니다. 그러나 최근 미납된 과태료 액수가 공개되면서 큰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지난 6일, 김용판 국민의힘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교통법규 위반 과태료 및 범칙금 미납 현황” 자료에 따르면 교통법규 위반에 따른 과태료 및 범칙금 미납 건수는 무려 1,468만 건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액수로는 무려 7580억 원에 달하는 금액인데요. 지난 5년간 부과된 과태료 및 범칙금의 총건수는 약 9000만건, 부과액은 약 4조5814억 원이었습니다. 다시 말해, 과태료 및 범칙금 처분을 받은 운전자 중 16%가 교통법규를 위반하고도 과태료를 내지 않은 것입니다.
이를 접한 누리꾼들은 “과태료 낸 사람들만 바보였네”, “저러니까 마음껏 활개치고 다니지”, “저렇게 안내는 사람이 많으면 제도에 문제가 있는거 아니냐”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과태료 미납이 가장 많았던 지역은 경기도였습니다. 지난 5년간 경기도에서 미납된 과태료는 약 1,974억 원인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서울은 1,057억 원으로 경기도의 뒤를 이었습니다. 이어 경남 549억 원, 인천 499억 원, 충남 437억 원 순으로 확인됐습니다.
한편, 부과액 대비 미납액이 가장 많은 지역은 전남이었습니다. 전남의 미납액 비율은 20.8%로 집계됐습니다. 전북은 19.8%로 전남의 뒤를 이었으며, 이어 광주 19.2%, 충남 18.6%, 경기도 17.1% 순으로 확인됐습니다.
현행법상 과태료는 부과 처분 이후 5년간 징수가 이뤄지지 않으면 그 시효가 만료되어 처분이 소멸합니다. 최근 5년간 미납 과태료 건수와 액수를 감안해보면 시효가 5년이라는 것을 악용하는 사람도 있을텐데요.
이에 경찰청은 과태료 징수를 위해 음주운전 단속 시 과태료 미납 차량을 동시 단속하는 등 다방면의 노력을 펼치는 중이라고 전했습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행정력의 낭비를 막기 위해서라도 보다 실효성 있는 대책이 마련되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김용판 의원은 “현행법상 과태료를 내지 않아도 운전하는데 아무 문제가 없다”라며 “그간 과태료를 성실히 내 온 운전자들이 박탈감을 느끼지 않도록 과태료 징수 방안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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