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 우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명품에 대한 인기는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데요. 비싼 돈을 주고 사는데도 불구하고 새벽부터 줄을 서야 하는 ‘오픈런’을 하지 않는다면 살 기회조차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돈과 노력을 들여 백화점에서 명품을 구매했는데도 불구하고 반품된 가방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최근 화제가 된 사건이 있는데요. 무슨 일이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지난 6월 한 남성 A씨는 서울에 있는 백화점의 루이비통 매장을 방문했습니다. 결혼을 앞두고 양가 어머니와 예비 신부에게 선물할 가방을 구매하기 위해서 매장을 찾은 것인데요. 그는 가방 3개를 906만원을 주고 구매했습니다. 그러나 A씨는 곧 당황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가 장모님께 선물로 드렸던 명품 가방에서 교회 출입증이 발견된 것인데요. A씨는 가족 중 교회를 다니는 사람이 전혀 없는데도 불구하고 이 같은 물건이 발견되자 충격을 받고 곧바로 가방을 구매했던 매장을 찾아갔습니다.
매장 직원은 가방을 확인하더니 “반품됐던 가방을 실수로 재판매했다“라며 잘못을 인정했습니다. 이어 교환이나 환불은 가능하지만 브랜드 차원에서 보상은 해 줄 수 없다며 선을 그었습니다. 루이비통 코리아는 이 사건에 대해 “검수를 제대로 하지 않은 판매사원의 잘못”이라면서 어물쩍 지나가려는 태도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A씨는 루이비통 코리아 측의 태도에 크게 실망하고 백화점 고객센터 역시 “해줄 것이 없다”라는 답변만 되풀이하자, 지방에 계신 어머니의 가방을 제외한 나머지 제품에 대해 모두 환불을 요청했습니다.
A씨는 “해외 직구나 명품 플랫폼에서 10~20% 더 싸게 살 수 있었지만, 정품을 사기 위해 백화점을 믿고 구매했는데 중고품을 산 셈”이라며 “브랜드 차원의 사과나 보상도 없이 판매사원 개인의 잘못으로만 치부하는 모습이 실망스럽다”고 전했습니다.
루이비통 매장에서 벌어진 이와 같은 황당한 사건은 이번이 처음이 아닌데요. 이전에도 재판매 의혹으로 큰 논란이 발생한 적이 있었습니다. 작년 12월 경기도의 한 백화점 매장에서 판매한 317만 원짜리 가방에서도 이미 한번 사용을 한 마스크와 백화점 문화센터 노트 등이 나왔습니다. 그 해 5월에는 대구 백화점에서 산 루이비통 가방에서 마스크와 고무 머리 끈이 나왔습니다.
이 사건 당시에도 루이비통 측에서는 환불이나 교환은 가능하지만 별도의 보상 및 사과문 게시는 불가능하다고 선을 그어 화제가 됐습니다.
해당 사건이 알려지자 누리꾼들은 “제대로 된 제품을 사기 위해 비싼 돈 주고서라도 백화점을 가는 건데, 이게 말이 되냐”, “백화점에서도 저러면 어디서 믿고 사야되냐”, “사과도 안 하는 심보는 무엇? 뻔뻔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에 대해 최근 국내 명품 시장이 급격히 커지면서 글로벌 명품 브랜드들의 콧대가 상당히 높아진 상황이라며 문제를 비판했습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조선비즈에 “명품 브랜드가 반품되거나 교환된 제품을 새것처럼 파는 건 고객과의 기본적인 신뢰를 저버리는 행위다. 리퍼브(refurbished)로 돌리거나 폐기 처리하는 게 맞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같은 명품 브랜드들은 가격 인상 역시 수차례 진행한 바 있는데요. 루이비통과 샤넬 등은 작년 한 해 동안 가격 인상을 4~6 차례나 단행하였습니다. 루이비통의 경우 지난해 가격을 다섯 차례 올렸으며 올해 2월에도 주요 제품군 가격을 8~26%나 인상했습니다.
이로 인해 루이비통의 지난해 매출은 40%나 상승한 1조 4,681억 원, 영업이익은 177% 증가한 3,018억 원을 달성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고가의 상품을 판매하면서도 루이비통의 미숙한 서비스와 중고품 재판매 등의 문제가 계속되자 소비자들로부터 강한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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