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부대 내 휴대전화 사용은 2019년 시범 사업을 거쳐 2020년부터 전면 허용됐는데요. 당초 스마트폰 사용은 정해진 시간 내에만 사용이 가능했지만 지난 6월부터 군은 ’24시간 사용’ 시범 운영을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군부대 내 휴대전화 사용이 전면 허용 된 이후 각종 논란이 생기고 있는데요. 특히 최근에는 SNS에 군부대 내 사진까지 올라오면서 많은 비판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최근 페이스북 페이지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에 ‘인스타그램 스토리 근황’이라는 제목으로 사진 2장이 올라왔습니다. 이 두 장의 사진은 정말 충격적이었는데요.
한 사진에는 병사들이 총기 손질을 하고 있는 모습이 담겨있었습니다. 군대 내 총기를 촬영하고 올리는 행위는 엄격하게 금지되어 있지만, 한 병사가 이를 촬영 후 올린 것입니다. 사진을 올린 병사는 “내일 야간 사격 있다고 개인정비시간에 (총기손질 중이다). 이게 맞아 XX?” 라는 글도 함께 올렸습니다.
또 다른 사진에는 장갑차가 시골 논길 수로에 빠져있는 모습이 담겨 있었습니다. 해당 게시물에는 하루 만에 약 2100개의 댓글이 달리는 등 화제를 모았는데요. 누리꾼들은 “이런 사진을 SNS에 올리는 것은 엄연히 통신보안 위반이다”, “이래서 휴대전화를 주면 안 되는 거다” 등 대부분 비판하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실제로 육군규정 200 제106조 5항에 따르면 비밀 및 일반 군사 자료를 SNS에 게시하지 않도록 규정되어 있습니다. 또 보안 애플리케이션을 임의로 삭제하고 사진 촬영을 할 경우 휴대전화 사용 지침 위반에 해당하는 행위로 징계 처분 대상입니다.
이 게시물이 큰 화제가 되자 해당 내용을 확인한 국방부는 휴대전화 사용 지침을 보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최근 문홍식 국방부 부대변인은 “휴대전화 사용에 대해 시범부대를 운영 중이다. 시범 절차가 종료되면 필요한 지침이나 내용을 마련하고, 기본 지침을 보완해 우려를 최소화하겠다”고 전했습니다.
현재 병사들이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은 평일 일과 후 오후 6~9시, 휴일 오전 8시 30분~오후9시입니다. 다만, 국방부는 지난 6월 20일부터 오는 12월 31일까지 약 6개월 간 병사의 휴대전화 소지 시간을 확대하는 방안을 시범 운영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를 ‘최소형’, ‘중간형’, ‘자율형’ 등 3가지 유형으로 나눠 소지 시간을 늘리는 방안을 시행 중입니다. 최소형은 아침 점호 이후부터 오전 8시30분까지, 오후 5시 30분부터 9시까지 휴대폰을 소지할 수 있습니다. 중간형은 아침 점호 이후부터 오후 9시까지, 자율형은 24시간 내내 갖고 있을 수 있습니다.
훈련병 역시 ‘최소형’, ‘확대형’으로 나뉘어 운영됩니다. 최소형의 경우 입소 1주차 평일 30분, 주말 및 공휴일은 1시간 사용을 허용하며, 확대형은 입소 기간 중 평일 30분, 주말 및 공휴일 1시간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이 같이 휴대전화 사용 시간 확대를 고려하고 있지만, 군대 내 스마트폰 사용에 의한 잡음은 이전부터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조명희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해 10월 육군, 해군, 공군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군사경찰·검찰에 접수된 군대 내 사이버 범죄 건수’ 자료가 공개되었는데요.
이에 따르면 육군의 경우 휴대전화 사용이 허가된 2019년에만 총 115건의 사이버 범죄가 발생했습니다. 2020년에는 285건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으며, 지난해에도 상반기에만 139건 발생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병사들의 불법 도박 역시 급증했는데요. 병사들이 불법 도박을 하다가 적발된 건수는 2017년 52건이었으나 휴대전화 사용을 허용한 2019년에는 535건, 2020년에 564건으로 급증했습니다. 지난 2020년 불법 도박 혐의로 군 경찰에 적발된 육군 일병 A씨는 입대 전부터 도박을 해왔는데, 입대 후에도 스마트폰을 이용해 부대 내에서 도박을 하다가 붙잡혔습니다.
다만, 병사들의 휴대전화 사용이 나쁜 일들만 초래한 것은 아닌데요. 국방부 자료에 따르면 매년 증가하던 병사들의 극단적 선택은 휴대전화 사용을 허용한 이후 크게 감소했습니다. 2020년 기준 전년 대비 병사들의 극단적 선택은 44% 감소했으며, 탈영도 30% 줄었습니다.
그 외에도 병사들은 일과 후 독서실에서 휴대 전화로 인터넷 강의를 듣기도 하고, 부모님이나 여자친구와 정해진 장소에서 영상 통화로 안부를 주고 받는 등 병사들의 일상을 바꾸는데 큰 기여를 했습니다. 관계자는 “전반적인 스트레스가 줄어드니까 사고도 줄어드는 것“이라며 휴대전화 사용의 순기능을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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