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미국 뉴욕에서 한 발언이 크게 화제가 되고 있는데요. 해당 발언은 국내뿐만 아니라 미국·중국 등 해외에서도 크게 보도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많은 조롱과 비판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인들은 의외의 반응을 보여 화제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9월 21일 뉴욕에서 열린 ‘글로벌 펀드 제7차 재정 공약 회의’에 참석했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이 연설에서 에이즈·결핵·말라리아 퇴치를 위한 국제적인 기구인 글로벌펀드에 180억 달러를 모금하자고 각국에 촉구하며 미 정부도 60억 달러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동행한 외교부장관 쪽을 바라보면서 해당 연설에 대해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은 쪽팔려서 어떡하나?“라고 말했고 이 장면은 고스란히 포착되었습니다.
본 사건은 화제가 되며 외신에서도 연이어 보도 중인데요. 미국의 ABC 채널에서는 지난 22일 ‘마이크에 담긴 윤석열 한국 대통령의 미국을 향한 비속어 섞인 비판이 회자되고 있다‘라는 제목의 보도를 내보냈습니다. 폭스뉴스도 ‘바이든 연설에 대한 한국 윤 대통령의 불경스런 반응이 마이크에 담겼다’는 제목의 기사를 전했습니다.
두 언론사는 모두 윤석열 대통령이 언급했던 욕설 내용을 “How could Biden not lose damn face if these f****rs do not pass it in Congress?“로 보도했는데요. 한국어로 번역하면 “이 XX들이 그것을 의회에서 통과시키지 않을 경우 바이든 대통령이 어떻게 체면을 잃지 않을 수 있겠냐”라는 의미입니다.
한편 워싱턴포스트지에서는 같은 내용을 조금 다르게 “It would be so humiliating for Biden if these idiots don’t pass it in Congress”로 보도했습니다. 제목 역시 “한국 대통령이 미국 의회를 ‘바보들’이라고 모욕했다”라고 보도했는데요. 욕설인 ‘이 XX’ 부분을 ‘idiots(바보들)’로 순화시켜 보도한 것입니다.
이렇게 미국 언론사들의 기사에는 현재 수백 개가 넘는 댓글이 달리고 있는 상황인데요. 그런데 댓글에는 의외로 윤 대통령이 옳다는 반응이 주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워싱턴포스트 기사 댓글 중 추천을 많이 받은 댓글의 내용을 보면 “뭐가 문제인가. 그(윤 대통령)은 전적으로 옳다”, “나는 윤 대통령의 적절한 발언을 응원한다. 현실을 직시하는 데에는 남다른 능력이 필요하지 않지만 그 현실을 큰 소리로 말하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라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그 외에도 “맞다. 이것이 세계가 보는 미국 의회의 이미지이고, 윤석열은 다른 나라들이 생각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했을 뿐이다”, “윤 대통령이 미국의 의회를 잘 알고 있다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그가 ‘바보’라는 단어를 선택한 것은 외교적 자제를 증명하는 것이다” 등의 반응이 뒤따랐습니다.
그러나 미 의원들 사이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조롱과 분개하는 반응이 나오고 있는데요.
카이알리 카헬레 민주당 하원의원은 22일 트위터에 윤 대통령을 겨냥해 “20% 지지율“이라는 제목과 함께 “송구스럽지만, 대통령님 당신 나라에 집중하셔야만 합니다”고 조롱했습니다. 카헬레 의원은 하와이 원주민 출신의 초선 의원으로 아버지가 하와이 상원의원을 지내는 등 하와이에서 영향력 있는 정치인입니다.
피터 마이어 공화당 하원의원도 이날 트위터에서 “이봐, 우리만이 그런 말을 해야해“라고 말했습니다. 윤 대통령이 타국의 의회를 욕한 것은 부적절하다고 비판한 것인데요. 마이어 의원은 미시간이 지역구인 초선의원으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탄핵에 찬성표를 던지는 등 공화당 내에서는 진보 성향을 보여왔습니다.
한편, 미국 국무부는 윤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지 묻는 국내 언론들의 질문에 “한국 공직자의 발언은 한국 정부에 문의하라”며 논평을 거부했습니다. 백악관 역시 “언급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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