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7월 일본이 무역 수출 규제를 발표하며 우리나라에 ‘노재팬(No Japan)’이라는 불매 운동이 일어났는데요. 일본 제품을 불매하고 일본 여행도 가지 않는 운동이었습니다. 그 결과 일본 맥주 수입이 80% 이상 감소하였고, 일본의 대표 의류 브랜드인 ‘유니클로’는 한국에서 문을 닫는 곳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가 엔데믹에 가까워지자 일본에서 무비자 관광을 허용하면서 한국에서는 ‘노재팬’ 운동이 무색해질 정도로 일본 여행 붐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국토교통부가 주관하는 에어포탈에서 발표한 10월 25일 자료에 따르면 10월 1~24일 사이 일본으로 떠난 여행객 수는 19만9724명으로 전년 대비 20배 가량 증가했습니다. 국내 여행사 하나투어의 일본여행 예약율이 8월에 비해 9월에 625%나 증가했고 모두투어의 증가율은 1200%에 달했습니다.
지난 28일 일본정부관광국(JNTO)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9월 일본을 가장 많이 찾은 해외 국가는 한국이 차지했습니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처음으로 방일 시장 1위를 기록한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이를 일본이 2년 6개월 만에 엔저 현상을 극복하기 위한 하나의 방안으로 관광객 입국 제한을 폐지하고 한국에 대해 무비자 입국을 허용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10월 중순 일본 간사이 지역을 여행하고 온 한 30대 남성은 “짧게 휴가내서 다녀오기에 일본만한 나라가 없는데 그동안 여행을 못 가서 너무 답답했다“라며 오사카와 교토 지방을 다녀왔다고 전했습니다.
또 다른 관광객 역시 “비자를 발급받아서라도 다녀오려 했는데 무비자 입국 허용 얘기가 들리자마자 티켓부터 알아봤다. 사람이 몰려서 공항 수속이 조금 힘들긴 했지만 원 없이 여행을 즐겼다”라고 전했습니다.
한편 일본으로 여행을 다녀온 이들 중에서는 여행 제한이 풀린 지금이 일본 여행에 최적화된 시기라는 이유로 엔화가 저렴하기 때문에 여행경비에 부담이 없다는 의견을 내비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실제로 10월 들어 달러당 엔화 환율은 32년만에 152엔까지 내려와 최저 기록을 갱신했는데요. 올해만 해도 달러 대비 엔화 가치는 30% 가량 하락했습니다. 10월 31일 기준 엔원환율은 100엔당 960원인데요. 2020년 상반기까지만 하더라도 100원당 1100원을 넘어서던 것에 비하면 3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이에 관광객들은 자유여행이 가능하고 엔화도 약세인 만큼 ‘제주도 가느니 일본 간다’라고 할 정도로 일본 여행 예약에 나서고 있으며, 국내 항공사들도 앞다투어 일본행 노선을 증편하고 있습니다.
한편, 이를 본 일부 일본 언론은 “일본을 좋아하는 한국인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사실은 일본여행을 오고 싶었지만 그동안 참고 있던 한국인들이 많다“고 보도하기도 했는데요.
이를 본 일부 일본 네티즌들은 “여행객들 없던 시기에 너무 쾌적했다. 안왔으면 좋겠다”, “한국은 시답지 않은걸로 노재팬하면서 결국 일본에 오려고한다”, “드디어 한일 관계가 정상화 되는건가”, “일본도 한국 여행을 가고 싶어하는 사람이 있듯이 한국도 그런 것뿐이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일본 제품 불매 운동 또한 사그라들고 있습니다. 일본 맥주의 수입은 노재팬 이전 수준으로 회복세를 보였습니다. 최근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일본 맥주 수입량은 1만3198t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지난 2020년 6589t보다 103,4%, 지난해 7751t보다 70.2% 증가한 수준입니다.
주류업계에서는 일본 제품 불매운동에 대한 국내 소비자의 관심이 줄어들면서 일본산 주류 수입이 점차 회복되는 것으로 분석했는데요. 특히 캔맥주가 활발히 판매되는 채널인 편의점 또한 일본 맥주를 속속 들여오는 분위기입니다.
일본에서조차 “포켓몬빵 소동을 보면 노재팬은 이미 과거의 일“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데요. 지난 4월 일본 경제 매체 ‘겐다이비즈니스’는 포켓몬빵 인기에 대해 주목하며 “한국에서는 최근 일본 만화 ‘극장판 주술회전’이 개봉 직후 관객 수 1위를 기록하는 등 인기를 얻고 있다”며 “(포켓몬빵의 인기와 함께) 일본 만화의 뿌리 깊은 인기를 증명하는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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