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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밖에 안한다고?” 최근 공개된 서울 아파트 25평 원가 수준

최근에 서울 25평 아파트의 원가가 공개되었습니다. 공개된 지역은 서울 강서구의 마곡지구였습니다. 실거래가에 비하면 실질원가는 터무니 없이 낮은 수준이었는데요. 서울 아파트 25평의 원가 수준은 어느 정도 일까요?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는 7월 6일에 서울 강남구 개포동 본사에서 기자설명회를 열었습니다. 이 날 마곡지구 15개 단지 중 8~10년 전 분양한 13개 단지의 분양 원가를 공개했는데요. 이들 단지는 2013년과 2015년에 1,2차로 나눠 분양한 단지들로 일반 분양과 임대주택이 섞인 혼합단지로 건설 되었습니다.

분양원가는 분양주택에 대한 원가로, 땅에 대한 원가와 건물에 대한 원가를 합친 금액입니다. 이 날 SH공사가 공개한 8~10년 전 분양한 마곡지구 13개 단지의 평(3.3㎡)당 분양원가는 1090만~1317만원이었습니다. 한편 평당 분양가는 1162만4000~1573만1000원이었습니다.

전체 단지별 평당 분양원가를 살펴보면 1단지 1281만5000원, 2단지 1228만8000원, 4단지 1288만9000원, 5단지 1206만7000원, 6단지 1260만2000원, 8단지 1304만9000원, 10-1단지 1279만원, 11단지 1164만4000원, 12단지 1275만9000원, 14단지 1121만7000원, 15단지 1231만7000원이었습니다.

이들 단지 3374가구의 평당 평균 분양원가는 1235만원, 평균 분양가격은 1296만원이었습니다. 평균 분양 수익률은 4.7%였는데요. 13개 단지 중 평당 분양원가가 가장 낮은 곳은 7단지(1090만6000원)이고, 가장 높은 곳은 3단지(1317만2000원)이었습니다.

한편 호갱노노 부동산 빅데이터 사이트에 따르면 현재 마곡 7단지의 평당가는 4545만원, 3단지는 3548만원입니다. 분양가에 비해 3~4배 오른 상태입니다. 이를 25평으로 환산하면 마곡 7단지는 11억3625만원, 3단지는 8억8700만원 입니다.

김현동 SH공사 사장은 “마곡지구 땅의 원가는 평균 평당 500만원, 건물을 짓는 원가는 평균 평당 600만원”이라며 “용적률 200%인 점을 감안하면 25평 아파트를 짓는 실질 원가는 1억 5000만원 정도다”라고 설명했는데요.

즉, 현재 아파트 매매가와 실질 원가는 상당히 큰 차이가 있는 상황입니다. 다만, 아파트의 매매가는 입지의 독점성과 금리 등 다양한 변수에 영향을 받는 만큼 실질 원가와 괴리가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또한 이번에 김현동 SH공사 사장이 밝힌 아파트 원가는 8~10년 전 가격이라는 점을 감안하기는 해야합니다.

이 자료를 접한 부동산 중개업자 A씨는 “요즘은 공사비만 평당 700만원 가량 나온다. 그 당시 가격과 현재는 차이가 크다”며 “참고 정도만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마곡지구 13개 단지 중 6개 단지에서 SH공사는 적자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손해를 보고 분양한 것입니다. 분양 수익률이 가장 낮은 곳은 3단지로, 분양원가는 706억3100만원인데 반해 분양가격은 623억2900만원이었습니다. 83억200만원의 적자가 발생한 셈입니다.

이에 대해 SH 관계자는 “1차 분양 당시인 2013년에 부동산 시장이 좋지 않았다. 이로 인해 미분양이 많아 마이너스 분양 수익률을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김현동 사장은 “마곡지구에서 건물만 팔았다면 SH공사는 토지 가격이 올라 자산이 늘고, 시민은 아파트를 2~3억원에 저렴하게 살 수 있었을 것”이라며 반값아파트 공급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SH공사는 건물만 분양해 집값을 낮춘 이른바 ‘반값아파트’를 올해 하반기 중 공급할 계획입니다. 반값아파트 이름으로 ‘100년 주택’ 등이 검토되고 있는데요. 반값아파트의 첫번째 대상은 고덕강일지구에 공급되는 행복주택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김현동 사장은 “우리는 준비가 다 끝났다“며 “국회가 LH공사뿐 아니라 SH공사 등 지방 공기업도 반값 아파트 매입이 가능하도록 주택법을 개정해줘야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김현동 사장은 “마곡지구를 개발할때 건물을 짓는 원가는 평균 평당 600만원이었다”라며 “이익을 붙여 평당 700~800만원대에 분양한다고 해도 1억7000만원에서 2억원 미만 수준으로 아파트를 공급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즉, 토지 가격을 빼고 건물만 분양하는 개념인 반값아파트를 3억~5억원에 분양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얘기입니다.

SH는 과거 10년간 주요사업지구의 분양원가를 공개하겠다는 약속을 한 적이 있는데요. 이에 따라 오금, 항동, 내곡, 세곡2지구의 내역을 이미 공개했으며 이번에 마지막으로 마곡지구의 분양원가를 공개한 것입니다.

2020년 이후 준공정산이 예정된 고덕강일지구 8·14단지와 위례신도시 A-5 및 A1-12BL 등도 공사비 정산을 완료한 후 분양 원가를 공개할 방침입니다.

한편 그는 “나 때문인지 SH공사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최근에는 분양도 거래도 잘 안되는 것 같긴 하다”며 “강남권 아파트를 건축해도 25평 아파트가 2억원도 안된다는 사실을 많은 분들이 알게 되면 수도권에서 10억원 가량 하는 아파트를 살 때 망설여지지는 않을까, 그런생각이 든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