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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대장 아파트도 무너졌다” 국내 최고가 아파트들의 충격 근황

우리나라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들이 모여 있는 곳은 어디일까요? 바로  서울 강남인데요. 그 중에서도 압구정에는 초고가의 아파트들이 모여있습니다. 최근 경기가 안좋아지면서 집값 하락 우려가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실제로 국내 최고가이자 최고 인기 아파트 가격이 떨어져 화제입니다.

지난 11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압구정 현대아파트에서 하락거래가 나왔습니다. 압구정 현대아파트는 유재석, 강호동, 김희애 등 유명 연예인들이 거주한 것으로도 알려진 유명 아파트인데요. 현재 실제로 유재석씨가 14년째 살고 있는 이 아파트는 최근 3주 만에 가격이 3억 원 낮아진 상태로 거래됐습니다.

불과 3주 전인 5월 19일 압구정 현대아파트는 58억원에 거래됐으나 동일 평수의 매물이 6월 9일 3억원이 떨어진 55억원에 팔렸습니다. 이번에 55억원에 거래된 아파트는 압구정 현대아파트 7차 5층에 위치한 전용면적 157.4㎡ 매물이었습니다.

압구정 현대아파트는 2020년 말부터 최근까지 강남구를 상징하는 단지로 꾸준히 집값이 올랐습니다. 재건축 기대감이 높아 ‘똘똘한 한 채’ 열풍에 주목을 받았고, 대출 규제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 자산가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몰리면서 신고가 행진을 이어 나갔습니다.

그러나 최근 경기 침체 가능성으로 얼어붙고 있는 자산시장과 금리 인상으로 인한 이자 부담 등으로 가격이 하락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압구정에서 하락 거래는 찾기 드문 사례“라며 “강남 대표 단지들도 장기간 유지된 하방 압력에서는 자유롭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이번 ‘3억 하락’은 착시 현상이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압구정 현대아파트 인근 한 공인중개사는 “토지거래허가가 늦어져 부동산 거래 신고도 늦게 이뤄졌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로는 58억원 거래보다 55억원 거래가 먼저 체결됐지만 ‘토지거래허가’ 시스템 때문에 부동산 거래 신고도 늦게 이루어졌다는 것입니다.

압구정동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주택을 거래할 때 구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따라서 토지거래 허가를 신청하고 구청으로부터 토지거래 허가를 받은 후에 매매 계약서를 작성하게 되어 있는데요.

토지거래허가 신청 전에 개인 간 매매약정서를 작성한 뒤 일련의 계약 과정을 거치는 게 일반적인 절차입니다. 그러다보니 55억원 계약이 먼저 이루어졌지만 토지거래허가가 늦어지면서 실제 매매 계약서 작성이 지연되고 부동산 거래 신고도 늦어졌다는 것입니다.

또 이 관계자는 “58억원에 거래됐던 아파트는 내부 수리가 훨신 깔끔하게 잘 되어있어서 더 비싸게 거래된 것”이라며 “앞서 55억원 거래가 이뤄지지 않았으면 (58억원은) 나올 수 없는 가격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강남구 집값의 하락장이 시작됐다고 보기에는 시기상조인 것 같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나 강남 최고가 아파트가 하락거래 된 것은 압구정 현대아파트뿐만이 아닙니다. 강남 최고 인기 아파트 중 하나인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역시 얼마전 3억원 하락했습니다.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110㎡는 5월 28일 41억 원에 매매됐습니다. 4월 13일의 매매가였던 44억원보다 3억원 하락한 것입니다.

도곡동 타워팰리스 전용 164㎡ 역시 6월 6일 43억5000만원(46층)에 거래되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지만 동월 29일 42억5000만원(47층)에 거래되며 3주만에 1억원이 하락했습니다. 개포동 래미안블레스티지 전용 59㎡도 작년 8월 기록한 최고가 23억원에 비해 1억6000만원 낮은 21억4000만원에 거래됐습니다.

한문도 연세대 금융부동산학과 교수는 “압구정 현대아파트, 반포 아크로리버파크 등 최고 인기 아파트도 가격을 낮추지 않는 한 살 사람이 없다는 뜻”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또 김인만 김인만부동산연구소장은 “아파트 매매 거래가 침체되니 ‘현금부자’들도 매수에 부담을 느끼거나 급매물을 기다리는 모습“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6.25% 오른 서울 집값은 올해 1월 넷째 주(24일)부터 하락세로 돌아섰습니다. 올해 누적으로는 0.24% 하락했습니다. 강남구 아파트값은 4주 연속 보합을 유지하다가 지난주(4일 기준)에 0.01% 떨어지며 4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