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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50세대 아니었다” 모두의 예상 깬 부동산 시장을 움직이는 세대

작년까지만 해도 2030을 중심으로 대출을 많이 일으켜 집이나 주식을 사는 이른바 ‘영끌족’이 많았는데요. 이런 이유 때문에 30대가 부동산 시장의 큰 손이 되었다는 말도 많이 나왔습니다. 그러나 최근 이광수 미래에셋증권 수석연구위원은 뜻밖의 분석 결과를 전했는데요. 한국 부동산 시장을 움직이는 세대는 따로 있었습니다. 어느 연령층이었을까요?

최근 10년간의 주택 보유현황을 살펴보면 흥미로운 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연령대별로 2012년과 2020년 주택 보유 현황을 비교해 보면 , 과거 대비 39세 이하는 주택 보유 수가 줄어들었습니다. 반면 60대 이상은 크게 증가했는데요. 특히 70대 이상도 9년 전과 비교해 집을 37만 호 이상 더 보유하고 있습니다.

9년간 증가한 신규 주택 111만 호 중에서 약 33%를 70대 이상이 매수했다고 볼 수 있는 수치입니다. 모든 연령층 중 자가 보유율이 가장 높은 고령 세대가 집값 상승기에 주택을 매수했다는 것입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70대 이상은 한국 부동산 가격이 본격적으로 상승하고 투자가 시작된 1970~80년 대에 경제활동을 한 세대입니다. 즉, 내 집을 마련해야 하는 시기에 집값 폭등을 경험했던 세대이기 때문에 본인이 아니었더라도 부동산 투자로 큰돈을 벌었다는 이야기를 빈번하게 들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다보니 부동산 불패에 대한 신념과 돈은 집으로 벌어야한다는 생각이 뿌리 깊게 자리매김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은데요. 그만큼 70대 이상은 사실상 한국 부동산 시장에서 매우 중요한 수요층인 셈입니다.

즉, 2030세대의 영끌 이야기가 나오더라도 한국 부동산 시장을 크게 움직이는 중요한 수요층은 60대 이상, 그 중에서도 특히 70대 이상인셈입니다. 그렇다보니 70대 이상이 부동산 시장에 어떻게 반응하고 행동하는지를 예측하는 것 역시 집값 전망에도 중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2020년 연령대별 주택담보대출 비중은 20·30세대가 44.4%로 1위를 차지했습니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아파트의 가격 상승률이 높았고, 강남보다는 서울 외곽과 수도권 아파트 거래가 활발하게 일어났습니다. 사람들의 소득이나 자산이 크게 증가하지는 않았지만 금리 인하로 인해 사람들이 대출을 일으켜 집을 샀던 것입니다.

그러나 2021년 말부터는 서울을 중심으로 주택 거래량이 크게 감소하고 있는데요. 1달에 5000건 이상이 거래되던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최근 1000건대로 5분의 1 토막이 난 상황입니다. 금리 인상과 유례없는 집값 상승 등으로 구매 여력이 크게 감소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구매 여력을 측정할 수 있는 주택구입부담지수를 보면 서울이 204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한편, 이광수 미래에셋증권 수석연구위원은 “70대 이상은 대출을 받아야 하는 젊은 세대에 비해 전세를 이용해 투자 목적으로 집을 매수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습니다. 즉, 금리 인상의 영향은 젊은 세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전세 가격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은데요.

최근 커지고 있는 월세와 전세 가격 상승 둔화 움직임은 고령 세대의 주택 수요를 위축시킬 가능성이 높습니다. 월세 성격의 임대차계약이 증가하고 있는 최근의 추세는 전세를 끼고 주택을 매수하는 일종의 갭투자를 줄이는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월세를 선호하는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전세금을 올리기 힘들어지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되면 다주택자들이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은데요. 다주택자 현황을 살펴보면 2채 이상 보유한 사람은 183만명, 3채를 보유한 사람은 29만7000명, 4채는 7만6000명, 5채 이상은 11만 70000명입니다.

연령으로 구별하면 60대 다주택자는 54만5000명, 70대 이상은 30만5000명에 이릅니다. 따라서 향후 고령 다주택자들에 의해 한국 주택 가격이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는 말입니다.

또한 70대 이상 세대는 순자산의 89%가 부동산 자산으로 이루어져있습니다.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면 자산 감소 속도도 그만큼 빨라질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따라서 가격 하락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투자 수요도 감소하고 이로 인해 증가한 매물은 향후 투자용 부동산 시장의 가격 변동폭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앞으로 부동산 시장의 전망을 예측하는데 있어 6070세대를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과연 현재 얼어붙고 있는 부동산 시장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요?